목수 썰푼다

18년 8월의 목공일기

덜소유구도자 2018. 12. 16. 16:17

어서오십셔.

그동안 목공사 하느라 굉장히 굉장히 바쁜 나날들을 이어왔는데요.

오늘은 갱장히 갱장히 무료한 날을 보내다가 문득 블로그 생각이나서

글을 한번 오지게 몰아서 써볼까 합니다.

겨울은 목수에겐 더 추운 계절입니다.

몸도 춥고 마음도 춥고 지갑도 춥고 인정? 어인정..

뭐 마음만 먹으면 여기저기 가도 그만이지만.. 

가정아닌 가정이 생겨버려서 지금 서울 근처로만 가야하는 상황이네요.

일단은 열심히 달리다가 모처럼 쉬게된 기념으로 진탕 글을 써보겠습니다.

진탕 술을 즐기는 사람도 아닌지라 글이라도 써야 됩니다.


릴단은


목조주택하다가

완전히 질려버려서 나오게 된 이후로

8월에 오~~랜만에 상가공사를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북아현동 떡집 -> 미용실로 리모델링 하는 현장이었는데요.

아 남뒤에서 욕하는게 제맛이라 적절히 반장님 욕도 해가면서 써보겠습니다.



* 북아현동 미용실 공사

여기서는 오래된 천장을 철거하고, 천장 목상 다시 잡고 석고 1ply 치고 기존벽에 석고 덧방하는

석고 +1ply 도합 2ply를 하는 공사였습니다.

그런데 여기 반장님 공구가 굉상히 낡았습니다.

콤프도 졸라게 요란하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현장의 천장이 대략 8각형정도는 되어보이게 여기저기 엄청나게 꺾여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천장을 잡으려면 하나의 기준벽을 잡고 쳐야하는데

생겨먹은데로 치려는 반장님의 욕심에 엄청나게 고생을 했어요.

그러면서 속도는 얼마나 요구하던지 결국에는 반장님이 서두르다가

목상걸었던게 완전히 빠다리 나면서 석고도 가네나고, 합판치다가 쌀뻔했습니다 진짜로..

천장도 옛날 한옥천장이고 한천장아래 세 상가가 이어져있어서 공사할 때도

엄청 신경쓰면서 했네요.

그리고 벽도 ㅋㅋ 만져보면 완전히 낭창낭창한데 어른들의 사정이 있는지 뭔지 그거 뜯고 하는데

얼마나 걸린다고 그냥 그 낭창낭창한 벽에 석고 2피를 본드발라서 치는데

뭐 나는 하라는데로 해줄뿐이고... 아닌데 아닌데 갸우뚱거리면서 해주고 왔습니다.

내 현장이면 저렇게 안한다. 생각하고 시키는데로 해주는게 불려온 사람의 몫입니다.




* 양주시 옥정동 유흥주점 공사

방화 석고 2ply 치는건데 오랜만에 하니까 진짜 어노잉했습니다.

방화석고 특성상 안에 유리가 박혀있어서 엄청 가렵고

또 여기안에 글라스울도 집어넣느라고 더 따가웠어요 ㅋㅋㅋ 오랜만에 목조주택내장하는

느낌이를 받았네요. 그리고 방화석고 오지게 안썰리는거 인정?


도란스는 제가 짜고 천장 도란스 시공은 기공반장님이 하셨네요.

그리고 석고상 간격대로 다루끼는 제가 밖았습니다.

그런데 어디가면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뭘 자꾸 가르쳐 주려고 하는데

그게 내용이 어이없이 쉬운 내용이고 

들으면서 재미도없고 감동도없고 시간만 잡아먹으니까 싸승이 약간나요.

무시받는 느낌도 들고 좀 그렇습니다.

놔두면 어련히 알아서 하는데.

목수 몇개월만 하면 450상 거는건 다 알잖아요?... 그런건 초보데려다가 가르쳐야지..

그래도 열심히 알려주니까 입다물고 새롭게 아는척 듣기는 했습니다..;;

뒷말해봐야 얘기만 길어지고... 그냥 예예하고 맙니다.

말이 통하는 사람이랑 말을 해야합니다.



무시당하는 느낌이 뭐해서 약간 기분이 언짢아서 그냥 보라고 혼자 해놓고 보여줬습니다.

그 이후로는 붙잡아놓고 쓸데없는 강의는 안하시더라고요.

외국인이랑 영어회화 잘하고 있는 사람한테 갑자기와서

to부정사니 be동사니 알려주고 있는 격이죠?

똑똑한 사람들은 이걸보고 시간낭비라고 합니다.



* 의정부 민락동 노래빵

여기도 한 이주? 삼주정도 한것같은데

투바이 가벽 자체는 반장님이 세워뒀고, 투바이 세우는 날 저는 무엇을 했느냐?

5층까지 석고 두파레트랑 차음석고 40장, 투바이, 다루끼 몇십단 날랐습니다.


목수불러다 놓고 곰방 존나 시키는 사람들 목적은 이미 알고있습니다.

그래도 본가근처에서 일하는 사람들이고, 이거 끝나고 젠다이(벽선반) 짜게 해주고,

석고도 몇장 치게 해줘서 같이 가려고 했는데

문짝안시켜서 이주동안 6일 빵꾸내는거 보고 손절했습니다.


 

* 파주 이동식 주택

일당을 13개로 시작해서 한달에 만원씩 올려줘서 20까지 올려주고

야리끼리로 하나 다칠수있으면 35장 준다고 해서 갔는데

사장 성질머리보고 며칠하고 안갔습니다.

현장에 사람이 몇명인데 열받는다고 개쌍욕을 하면서 두시간동안 돌아다니는데

구라안치고 귀에서 피나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다혈질이 너무 많아요..


포천에서 이동식 화장실 할 때 루바 야리끼리 했던적이 있어서 금방해줬더니

벌써다했냐고.. 욕먹었네요.

밥먹고나서는 할일없어서 어영부영 시간때우다가 끝났습니다.


8월 일은 여기까지네요.

9월에서 만나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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