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 썰푼다

목조주택 후기 (18년5월~18년7월)

덜소유구도자 2018. 8. 2. 00:21

안녕하세요 님들.

빨판입니다.

요즘엔 바쁘기도 했고 또 귀찮아서 글을 안썼네요.

그냥 이렇게 살다가 깨달은게 있습니다. 요번달에 생활비로 150만원을 써서 충격받아서 그런부분인데..

앵갤지수로 생활비를 따져보면 극빈층급으로 지출하고 있었습니다.

이말은 뭐냐면 번돈에 비해 너무나 많이 쓰고있다는 사실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생활비 150이라는걸 써본적이 없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소스라치게 놀라서

한달 가계부를 다시한번 작성해 보았는데 노느라고 야금야금 다썻네요.


아 물론 골칫덩이 중고차 폐차하고 새로운 중고붕붕쓰를 사서 

중고차론에 30만원내고 자동차세 18만원내서 그렇기도 합니다. + 교정비 16만원.. 기름값 25만원...

차이름도 지었습니다. 이름은 모퉁이입니다.

모텔로데려다줘 투싼아.. 의 줄임말입니다.

그리고 요번달에는 너무 더워서 일도 잘 안나가고 부모님집에서 기생했습니다.

갓수상태로 말이죠.. 그리고 그동안 일본도 다녀왔다고요.

패션과 음식의 메카 오사카를 다녀왔습니다.


사진한번 보쉴??


저기에 입은 까만티에는 후지미이나리타이샤 뭐 어쩌구 하는 관광지가 그려져있는데..

저기 빼고 다갔음.. ㅠ 진짜 가보고 싶었는데.. 티셔츠로 위안 삼았어요.




나름 또 목수라고... 일본 박물관에서 일본식 건물 골조를 투사해주는 미니어쳐가 있어서 찍었는데

진짜 일본목조 쥰내 이쁘지 않나여??

자세히보면 사람도 앉아있음.

일본 애들이 손기술이 섬세해서 이런건 잘만들더라고요. 그런데 왜 때문인지 지붕에 아무것도 없는데

구조재를 엄청나게 사용했네요.

제 생각에는 일본놈들은 허세가 있어서 낭비가 심한 부분이 아닌가 싶네요.

일본의 역사를 몰라서 왜 저런지 이해가 안됩니다..

나무가 너무 많아서 처치곤란이었나.. 아니면 돈과시?? 왕권강화?? 응 몰라. 아는분 댓글좀.


그리고 일본은 신사를 참 잘 만들어 놨어요. 신사참배 극혐이지만 건물은 이쁩니다..




아 다시 돌아와서 

문득 여기저기 일하러 오라고 전화는 오는데 왜 나는 다 까냈을까? 라는 의문도 가졌습니다.

압구정 성당, 김포 현장, 수원 광교 현장, 합정동 현장.. 등등..

결론은 하나입니다.

저희 집에서 너무 멀어요.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저는 이제 자취할겁니다.. 저어기 서울과 수원사이의 어딘가로 갈겁니다.

물론 그동안 모아둔돈 보증금으로 털어야 하지만,, 일 까내는 슬픔과 손가락 빠는 고통보다는 낳습니다. 응애.


울집에서 보통 현장까지 50~80km가 나오는데 편도 1시간10~30분정도 걸립니다.

위로는 갈곳이 없고 무족권! 아래로만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지리적 여건상

숙소제공이 아니면 일나가기가 빡센부분.. 하 인생.

그래서 양평에서 목조주택 지으면서 개기다가

폭염에 혼절포스 + 7시출근 6시반퇴근 + 허리디스크 + 짠노임 등의 이유로 손절하고 다시 집으로 왔습니다.


양평에서는 내장목수만 하다가 처음으로 목조주택골조목수가 되어 봤는데... 좀 신기합니다.

목조주택 경량목 구조로 짓는데 한번 보세요.

제가 줫밥이지만 두달동안 본것도 있고 들은 것도 있고 일도 했었으니까

간략하게 나마 알려드리겠습니다.



1. 일단 기초를 쳐놓고 땅을 다집니다. 그 후에 매머드라는 방부목(2x6)가 있거든요? 그걸 테두리에 싹돌려요.


2. Wall(워얼~)을 짭니다. 인방을 헤더(header)라고 하는거 같은데  호네짜서 목벽을 만들어요. 땅바닥에서.


3. 오야벽(크고 긴 메인프레임이라고 할까요?)을 세웁니다. 오야벽이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는데 나는 그렇게 부르겠습니다. 튼튼한 닝겐 5명정도 6명정도 붙으면 낑낑대고 세울수있어요.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다가 야 벽세우자!! 하면 씨뻘 총이고 뭐고 다 내던지고 쪼르르 뛰어가서 존나 땀빼면서 헐크빙의해가지고 열심히 들어올리면 됩니다.


4. 기리바리를 대서 지지합니다. 그러면 벽을 세우던 병사들은 손을 놔도 돼요. 이거시야말로 낄끼빠빠


4-1. 대충 벽세우는 모습이고요.


5. OSB합판 외부에 치고, 뭐 장선세우고, TNG깔고, 방수시트붙이고, 낑낑거리면서 열심히하면 저렇게 됩니다. (2층에 올라갈때는 투바이를 세워놓은 것 위를 걸어다녀야 하는데 투바이가 58mm란 말이에요?

그 6센치 짜리 나무를 띄엄띄엄 세워놓은거를 밟고 졸라 무빙해야되는데

떨어지면 그냥 스컬크러셔 맞는거에요. 아니면 뭐 어디하나 뿌러지거나, 지주막하출혈 뭐 여러가지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님이 다룰만한 사고가 벌어지겠죠.


저러고 나면 이제 목조 내부에서 내장목공 들어가서 목공하는거에요.

한달 좀 안되게 목조내장에 메달렸는데... 저는 집 내장에 이렇게 많은 디테일과 신경을 쓰고, 어마어마한 공기를 내는 곳은 처음봤습니다.

아마 어른들의 사정이 숨어있나 봅니다.

그건그거고 제가 한거 보여드릴게요.

저는 제가 한거 말고 남이한거는 샘플식으로 보여주는거 빼고는 안올립니다.

어떤 블로거들 보면 그냥 막 갖다 올리는데.. 사람들이 보면 다 글쓴이가 한 줄 알거아니에요?

아니면 할줄 알아서 올렸다고 생각하거나..

근데 아니란 말이죠 ㅋㅋㅋ 그 사람은 그냥 공사한 사진 올리는거에요ㅋㅋ


사람은 솔직해야돼요. 맨얼굴로 살아나갈 줄 알아야합니다.

저는 제가한거만 올립니다.

원래 남의 일에 관심이 없기도 하고 자애심이 깊고, 반성과 자아성찰을 즐깁니다.

인생온라인 하드코어 모드에 한번가면 다시오지 않는 시간들을 살아가는데

나라는 존재를 살뜰히 챙겨야 합니다.

그리고 이국종 교수님이 서강대에서 강의한 내용중에 정말 와닿은 말이있습니다.


최저생계비만 해결되면 나머지 걱정은 없다.


최정생계비는 누가 정하는거냐.

본인이 정하는거죠.

본인이 쓰는거고요.

인생은 각자 본인들만의 기준으로 삽니다.

내 눈으로 보고, 내 뇌가 인식한 것을 받아들이며 살아요.

자외선이 있잖아요. 우리눈은 실제로 자외선을 볼 수 없어요. 하지만 자외선은 존재하죠.

우리눈이 자외선 보기를 거부하니까 자외선을 볼 수 없는거에요.

또한, 남을 걱정하는 건 진실한 걱정일까요?

그건 그냥 남의 불행을 보고 위안을 삼는거죠.

아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아.. 나는 저사람보다는 낫구나..

남을 배려하는건 나에게 득이되기위함이에요.

인간관계의 기본은 이거잖아요.

내가 이만큼 배려(선심)을 써주니, 너도 섭섭하지 않게만 해다오.

그러면 인간관계는 유지되는거잖아요.

친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이런 얘기는 할필요가 없는데.. 다음으로 넘어가죠.



아래는 목조주택 지어놓고 내장한건데.. 처음 사진 두장은 뒤집어졌네요.

그냥 예술작품 본다고 생각하고 슬쩍 보고 넘기세요. 그냥 합판치고 석고친거에요.

친구놈이랑 같이 쳤는데, 왜 처음 일할 때 김반장님이 나한테개쌍욕을 했는지 이해는 되더라고요.

그렇다고 나도 똑같이 친구한테 개쌍욕을 하진 않았습니다.

초보니까 당연히 못하는게 맞죠.

친한친구한명을 데리고가서 같이 살면서 내장할 때는 2인 1조로 일을 같이했는데,

저는 늘상하던거니까 친구한테 많이 배우고, 해보고, 실력좀 늘이라고 많이 맡겼습니다.

몇년안에 현장맡으면 상부상조하려구요.

악어와 악어새는 평생가는 친구입니다.

공생이에요.

진정한 의리입니다.



이거는 꽤 오랜만에 루바를 만졌던 부분이네요.

계단 옆에 조그만 공간인데 들어갔다 나오면 한증막이 따로없습니다. 공짜 사우나라서 이득이네요.

돈내고 하려면 최소 7천원인데.


천장에 우물덴조 루바쳤습니다.


1층 복도 천장인데, 방과방사이에 저렇게 디테일을 많이 줬네요.

진짜 오래오래 했어요... 손도 엄청 많이가고..

요즘엔 사실 가정집 인테리어라는게,, 최대한 내장 깔끔하게 빼고, 벽지도 단색으로 통일하고

가구나 소품으로 모던하고 미니멀리즘하게 하던데

여기는 누군가의 니즈에 맞게 엔틱하고 손많이가도록 작업을 했네요.

클래식한게 이쁘긴하지만 그야말로 가성비가...



양평 손절하고 나서 저는 집으로 올라오게 됩니다.

양평에는 5월초에 갔으니까

올라온 때가 아마 7월중순이었을거에요.


북아현동에서 재건축도 안될 건물 (구형 한옥 상가) 천장 다 내려앉아서 덴조 뜯으니까 흙이 우수수떨어지던 그 가게.

구 떡집이었던 곳에가서 미용실로 리모델링하는 과정에 잠시 참여했는데

여기는 진짜 완전... 야매로 공사한 듯.. 

벽이 낭창거리다 못해 살짝만 힘줘서 밀어도 

주유소 앞에서 혼자 신나서 춤추던 바람인형마냥 헐떡거리는데..

그위에 석고만 치고.. 덴조도 왕창뜯어내고 약간 보수해서

수평만 맞추고... 도란스고 나발이고 없음.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반장님이 말은 하지만 

내가 봤던 현장중엔 가장 날림이 아니었나..

주인이 150만원 견적을 내줬더니 50만원을 깎으려고 전기사장님이랑 하루종일 싸우는걸 보더니 반장님이 털고나가자고 했었죠.

돈 못받을 곳은 냄새가 나나봅니다.



그 후에 집근처 이동식 주택에서 루바쳤습니다.


루바친 모습..

잘쳤다는게 아니고 제법쳤어요.

기공님들에게 쬐끔 비벼볼만하게 쳤습니다.

일당 개쪼끔 불렀는데

조금 더 열심히하면 2만원 올려준다해서.. 갸열심히 했어요. 양평 노임보다 +4만원 떡크상!

근데 중간중간에 잡일을 시켜서 늘 목표달성에는 실패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또 111년만에 최고기온 40도 찍어서.. 물을 한 3리터 먹고 버텼습니다.

3시쯤에 39.5도였나.. 생각해보니 그 때 딱 집에 졸라 가고싶었습니다.

구역질나오고.. 담배도 피기싫고, 일도 하기 싫고.


옆에 같이하던 쬐끔 환갑쓰 되어보이는 반장님한테 컨디션 괜찮냐니깐

자기 일평생 일하면서 제일 힘든 현장이래요.

양평가면 이정도는 일상이쥬

(양평에서는 일하는 도중에 숙소로 튀어서 토하고 앓아누움..)

후문으로 양평식구들도 오늘 오전만하고 숙소로 들어갔대요. 내일까지 쉰다하던데.. 고생들많으십니다.


아무튼 이정도 쓰고 마무리 할게요. 잘시간돼서.. 내일도 출근해야되거든요.

삘받아서 쓰는거라 주저리주저리 해서 글의 완성도가 상당히 떨어집니다만

재밌게 봐주셨으면 떙큐드리겠습니다. 그럼 이만~~~~~~

열일하세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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