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주관적인 생각

노가다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덜소유구도자 2024. 3. 26. 20:43

안녕하세요 덜소유구도자입니다.

 

오늘은 현장일(노가다)을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참고로 해당 블로그는 뇌피셜 블로그이기 때문에 알아서 취할건 취하고 버릴건 버리면서 현명하게 걸러보시길 바랍니다.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1. 노가다 입문기

2. 노가다 적응기

3. 실전 노가다

4. 기공과 초보의 차이

5. 몸값올리기

6. 심화(응용)

 

그럼 스타트 끊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노가다 입문기

 

 

저마다 각기 다른 루트와 이유로 현장일에 입문하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현장은 40~50대가 패권을 거머쥐고 있기 때문에 20~30대는 막내급입니다.

 

현장에는 어린놈, 배울놈이 드뭅니다.

 

당신을 귀한 취급한다면 한동안 머물러도 좋은 현장이며,

 

놈팽이 취급한다면 당장 다른 현장으로 이직해도 무방합니다.

 

있는 놈 없는 놈 취급한다면 그 현장 역시도 괜찮은 현장입니다.

 

보통 대기업 하청으로 숙식이 제공되는 숙노로 입문을 많이 합니다.

 

비메이저로 일당 잡부나 지인 소개, 알바 사이트 등으로 작은 현장에 입문하기도 합니다.

 

처음하는 현장일은 모든게 낯설고 걸걸한 아저씨들을 막상 만나보니

 

여기가 인생 최하층민이 모여드는 곳이구나...

 

이곳이 한국의 사파리고 세렝게티구나.. 싶습니다.

 

하지만 호랑이굴에 물려가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산다 했습니다.

 

어차피 입문하게 된거 정신차리고 열심히 일하거나 빨리 퇴장하거나 둘 중에 하나만 하십쇼.

 

 

 

2. 노가다 적응기

 

 

막상 며칠 다녀보니 이곳도 사람이 지내는 곳이라 그런지 지낼만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반장님 소리가 입에 안 붙고, 하대를 받는 것에 익숙치가 않습니다.

 

그럴 땐 일반 회사생활의 직급체계를 잊어버리고, 나이차이 쥐뿔안나는 것 처럼 " 형님~ 형님~ " 하면 그나마 괜찮습니다.

 

여러가지 수공구나 현장용어들이 너무나 생소하고 건설현장의 시끄러운 잡음들이 듣기가 싫습니다.

 

이 일 저 일 여러가지 하지만 ' 이게 뭔 기술이 필요한가..? ' 싶은 일들만 골라서 하게 됩니다.

 

점심시간에 삼삼오오 모여서 무슨 얘기하나 들어보니 어제 노래방가서 도우미랑 응응한썰 같은 걸 듣게됩니다.

 

평소에는 보이지도 않던 정신나간 인간들이 이렇게나 많나 싶고,

 

왜 이렇게 일 끝나면 술들을 퍼먹는지 당최 이해가 안됩니다.

 

일머리나 요령이 없어서 정신없고, 몸은 힘들어도 일당계산기를 뚜드려보며 달달한 희망고문으로 마음을 다잡습니다.

 

하지만 하대당하고, 커피수발들고, 노름수발들고, 술상무를 보다보면 영 ㅈ같긴 합니다.

 

기공들이 뭐하나 들여다보니까 별 기술도 없이 띵가띵가 놀면서 합니다.

 

저 xx들이 내 미래인가.. 라는 생각에 현타가 온다면 그런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생각이 많아지면 그저 관두고 싶을 뿐입니다.

 

 

 

3. 실전 노가다

 

 

현장에 어느정도 적응하고 일하는 프로세스도 알고 있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 진입했다면 당신은 ' 남자는 기술이쥐~ '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반장님들이 칭찬도 해주고, 조금만 잘 보이면 뭔가 될 것 같고 그렇습니다.

 

일이 적성에 맞는다면 평생업으로 삼고싶은 생각이 들기도 할 것 입니다.

 

한해 두해 넘기다보면 일당도 조금씩 늘어납니다.

 

이제는 제법 기술다운 기술도 익히고 있고, 어디가서도 1인분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실력에 자신이 있다면 팀을 나가서 다른 팀으로도 여러 번 옮겨봅시다.

 

현장은 팀으로 움직이고 팀마다 문화, 분위기, 연령대가 다양합니다.

 

희망이 없는 3끼들과 일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면 절묘하게 이직을 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사람들과 척을질 필요는 없습니다.

 

일이 없으면 아쉬운대로 다시 그 사람들과 엮여서 일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현장은 일 많이주는 사람이 최고입니다.

 

 

 

4. 기공과 초보의 차이

 

 

기공과 초보는 기술의 숙련도 차이가 큽니다.

 

기공은 일머리도 쌓이고, 요령도 있어서 같은 일을 해도 몸이 안 힘들게, 놀면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차크라를 끌어모아서 써야하는 타이밍이 온다면 마치 조기퇴소를 바라는 예비군의 마음으로

 

프로빼셔널한 모습도 보여줍니다.

 

초보는 내가 해야할 일, 할 수 있는 일에 분간없이 이것저것 배우려고 하지만,

 

기공은 내가 할 수 있지만 하기 싫은 일과 내가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명확히 분간할 수 있습니다.

 

초보자 때는 곰같이 일하면 여기저기서 칭찬받지만

 

기공은 여우같이 일을 해야 일당도 길게 챙겨갈 수 있고, 여기저기 불려다닐 수 있습니다.

 

기공은 처음가는 현장이라도 업무를 맡으면 얼추 공기를 계산하고 하루 일량의 마지노선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약점 파트를 명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아가리로 적당히 유야무야 넘겨버리는데 十고수입니다.

 

 

 

5. 몸값올리기

 

 

이 글의 핵심입니다.

 

중급자들은 현장에 입문해서 전공을 결정했다면 계속 그 분야만 파야합니다.

 

제가 목공을 오래했기 때문에 목공으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현장에 가벽을 쳐야하는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떡가베를 칠 수도 있고, 경량철골을 칠 수도 있고, 목틀을 세워서 칠 수도 있고, 그냥 벽지나 페인트를 덮을 수도 있습니다.

 

같은 공정이라도 전공 분야가 세밀하고도 크게 다릅니다.

 

자기가 모든 걸 다할 수 있다면 그 만큼 몸값이 낮아지고, 일당이 줄어들고, 세월이 오래 소요됩니다.

 

자신있는 거 / 잘하는 거 / 좋아하는 거 하나만 쭉 파십시오.

 

예를 들어, 저같은 경우엔 가구공장 일도 할 줄 알고, 목조주택도 할 줄 알고, 경량철골도 할 줄 알고, 내장목공도 할 줄 압니다.

 

하지만 내장하다가 가구공장가면 초보자되고, 목조하다가 경량들어가면 또 초보자가 됩니다.

 

업무 방식은 대동소이해도 다루는 연장이나 업무 시스템, 루틴 등이 서로 사맞디 아니할쎼이.

 

현장일은 현장일의 숙련도와 감각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같은 분야라도 하는 업무의 프로세스나 하는 방법, 그리고 업무 마인드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목조를 하다보면 5mm쯤이야 그냥 넘어가도 내장목공을 하면 1mm도 허용하지 않아야 하기도 하고,

 

가구공장에 들어가면 조그만 티끌하나까지도 섬세하게 봐야합니다.

 

참치가 민물에서 살 수 없고, 송사리가 바다에서 살 수 없듯이 생태계가 다르면 다시 적응해야합니다.

 

한 길만 쭉 파고, 그 분야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다양하게 접하면서 기술 숙련도를 높여나가야합니다.

 

가벽세우기 팀에 들어가면 가벽을 졸라 잘 세워야되고, 몰딩팀에 들어가면 몰딩을 잘 쳐야합니다.

 

하고자 하는 분야를 결정하고, 세부전공도 결정했다면 빨리 빨리 기술을 배워서 이직하며 몸값을 키워야합니다.

 

어디 갔더니 6개월 동안 타카 한 번 못쏘게 하더라 하면, 다른 현장가서 타카쏠 줄 안다고 구라치고 들어가도 무관합니다.

 

결국에 뽀록나더라도 타카를 몇 번 쏴보긴 하게됩니다.

 

" 너 타카 쏴봤다며? 왜 구라쳐? "

 

라고 물어보면.. 아.. 쏴보긴 했는데 그리 익숙하진 않습니다. 라고 적당히 둘러대고 다시 배워서 하십시오.

 

기술도 안 알려주는 현장에서 6개월동안 곰방(물건나르기; 양중)만 하느니 여기저기 메뚜기 3끼마냥 날라 다니는게 초반엔 빠릅니다.

 

당장 일당에 눈이 멀어서 소중한 기회비용을 날리지 마시고, 타카도 쏠 줄 모르면 목수로서 어디에도 갈 수 없는 것 처럼

 

최대한 뭐좀 도와드릴까요? 한 번 해봐도 될까요? 하면서 최대한 경험을 사서하고, 그것에 익숙해 져야합니다.

 

막상 해보면 별거 없고, 하다보면 나머지는 다 응용이고, 임기응변입니다.

 

그 이후로는 기술적 숙련도 입니다.

 

기술적 숙련도가 따라주지 않으면 절대로 몸값을 불릴 수 없으니 당장에 돈보다는 기술적 숙련을 쫓아가셔야 합니다.

 

여기 가벽치세요. 하면,

 

" 450상 갈까요 300상 갈까요? 최대한 벽에 붙여서칠까요? 2P 칠까요? 마감이 뭔가요? "

 

해서 빠딱빠딱 레벨기 띄우고, 히로시 하고, 먹 튀기고, 치수재서 다루끼 자르고, 호네 짜고, 고정하고, 석고치고, 2P칠 때 따야할 부위 정확히 측정해서 마감 감안해서 확실히 따고, 본드바르고 붙이고

 

이런 일련의 작업들이 물흘러가듯 스무스하게 칠 줄 알아야 " 20만원 주세요~ " 라고 할 수 있는 것 입니다.

 

벽치세요. 하는데 버벅버벅 실수하고 다시 뜯고 대나오시하고 느릿느릿 자빠져 있으면 집에 가거나 일당 흥정 들어옵니다.

 

 

 

6. 심화(응용)

 

 

어느정도 일을 하다보면 일당으로 반장대를 받아도 한계가 명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기름값, 톨비, 생활비, 장비값 이것저것 제 하다보면 그냥 회사다니는게 나을 것 같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럴 땐 판돈을 투자해서 사업을 벌리거나 팀을 꾸려서 영업하고 인부다시를 하시면 해결이 됩니다.

 

헬스가야돼서 글을 급하게 마무리하겠습니다.

 

덜 소유하고 더 존재하세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