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대기업 목대기사 씽크대기사 후기

덜소유구도자 2024. 3. 6. 22:33

안녕하세요 덜소유구도자입니다.
 
오늘은 대기업에서 목대 시공기사로 개같이 굴렀던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그래봐야 한달도 못 채우고 찍먹이긴한데.. 어차피 노가다 짬밥으로 내용은 다 아니까 뇌내망상빼고
 
있었던 사실만 적어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글을 보시고 (독수리아님) 진로탐색에 대해 참고해보시길 바랍니다.
 
 
 
1. 시공기사 하는 법
 
2. 마음가짐
 
3. 준비물
 
4. 시공방법
 
5. 결론
 
순으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대한민국사람이고, 인테리어를 해야된다.
 
라고한다면 단 번에 떠올릴 수 있는 브랜드가 몇 개 없습니다.
 
그 중에 하나를 다녔다고 보시면됩니다.
 
목대시공기사(씽크대시공기사)가 하는 일은 싱크대 가구(상하부장), 수납장, 신발장 등을 조립 및 붙박이 시공합니다.
 

 
쉽게말하면 이거 만드는 일 입니다.
 
 
 

1. 시공기사 하는 법

 
어떤 기업은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직업학교(아카데미)까지 운영하면서 여비까지 쥐여주면서 교육을 시켜준다고 합니다.
 
정말 멋있는 회사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경력이 있어서 굳이 직업학교까지 가면서 개고생.. 아니 배울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종합사로 들어갔습니다.
 
- 종합사 : 전반적인 모든 시공을 맡아서 하는 회사
 
예시) 인테리어 종합사는 인테리어 견적부터 청소까지 끝내고 나오는 회사
토목 종합사는 토대깔고 흙퍼다나르고 나라시까지 다 오사마리짓고 나오는 회사.
 
- 단종사 : 특정분야만 취급
 
예시) 타일사, 지물포, 목공소, 몰딩가게 같은 것들 입니다.
 
단단히 착각하시는게 머기업이라고 머기업에서 주체적으로 시공하는게 아니라 하청에 하청을 주는 시스템입니다.
 
건축관련 분야기 때문에 인테리어도 별거없습니다.
 
머기업 떼어주는 수수료도 아깝다면 동네 종합사(ㅇㅇ테크라던가..)에서 하시면 됩니다.
 
그것 조차 아깝다면 네이버 밴드나 인기통 같은 카페에서 구인을 하시면 됩니다.
 
단종사나 시공기사 따로 불러서 시공하면 싸다는 걸 알지만 소비자들이 머기업에 맡기는 이유는 하나죠.
 
바로 "책임시공(A/S)"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머기업이기 때문에 ㅈㄴ말도안되는 쌩트집만 잡지 않으신다면 A/S를 다 해주기 때문입니다.
 
근데 이건 소비자 입장이고 일하는 사람은 대기업이나 동네 인테리어가게 여기나 저기나 비슷하거나 같습니다.
 
책임 안지면 신고 하십시오. 그게 스트레스 받으신다면 계약서를 준비해달라고 하시면됩니다.
 
이말저말 따지면서 계약서 들이밀면 아저씨들이 곱게 안해주니까 견적서 먼저 내달라고하십시오.
 
견적서 양식도 없고 해본적도 없는 사람들이 책임시공을 해줄리가 있을까요 없을까요.
 
공사 들어가기전에 계약서를 진행시켜주실 수 있는지 정중히 여쭤보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이건 소비자입장이고요.
 
여차저차해서 뜻이 맞는다면 직업학교부터 시작하시면 되고,
 
그냥 월급받으면서 배울라요~ 하면 기사모집하는데 지원하시면 됩니다.
 
 
 

2. 마음가짐

 
시공기사를 하기로 마음을 잡수셨다면 적성을 한 번 따져보셔야 합니다.
 
하단에 서술할 조건에 부합한 경우에는 전직을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하지만 하나라도 빠진다면 얼마못가서 저처럼 찍쌀확률이 높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나는 대기만성형 성장을 좋아해
 
- 나는 인내심이 좋아서 웬만하면 다 웃으면서 넘길 수 있어
 
- 나는 출퇴근 시간에 구애받지않아. 한 번 맡은 일이라면 날이 밝을 때 까지 끝마치고 가겠어!!
 
- 나는 끼니거르는 것에 별로 게의치않아 or 다이어트를 하고싶어!!
 
- 돈이 뭐가 중요해? 재미있는 일 하면 된거지~
 
- 내가 싼 똥은 내가 치운다!!
 
- 난 준내 섬세해~~
 
만약 상기 조건들이 맞지 않는다면 개인의 성향이나 기질을 고려하여 조건들을 상충시킬 수 있는 마인드 컨트롤이나 환경개선 등이 선행조건입니다.
 
 
 

3. 준비물

 
준비물은 목수장비 중에 한꼭다리들을 준비하시면 됩니다.
 
보통 연장은 구르마 한 번으로 끝나는 정도의 양입니다.
 
개인 수공구 외 크게 필요한 장비는 아래와 같습니다.
 
브랜드는 대충 집어왔으니 뭐가 필요한지 대충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 트럭
 

 
연장과 가구, 자재 등을 나르거나 철거 및 폐기물 처리 등을 위해 필요합니다.
 
 
 
- 피스통 및 수공구함

 
구르마에 연장을 싣고 나르기 위해 필요합니다.
 
 
 
- 임팩드릴, 멀티드릴, 함마드릴

 
시공목(가구를 잡아주기 위한 기초목재)과 가구
 
 
 
 
- 각도절단기 or 슬라이딩 절단기 (먼지통 필수)
 

이거 없으면 목재를 자를 수 없습니다.
 
 
 
- 레벨기와 삼각대
 

 
이거 없으면 수직수평을 오로지 수평대로만 봐야합니다.
 
 
 
- 스킬과 조기대 (먼지통 or 집진기 필수)
 

이게 없으면 나무를 켤 수 없습니다.
(나무를 켜는 것: 목재를 세로로 자르는 행위)
 
 
 
상기 준비물이 없다는 것은 시공기사를 할 생각이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본격적으로 일을 하기전에 현질을 졸라게 하셔야합니다.
 
현질을 하기 싫다면 조공으로 기사님을 쫓아다니거나 인테리어 회사에서 월급주고 신입 뽑는다고하면 지원하십시오.
 
 
나머지 뭐 ~ 직쏘기, 칼, 첼라, 몽키스패너, 니퍼, 뺀찌, 고무망치, 줄톱, 주먹드라이버, 롱노즈 같은 잡기구들을 필요에 의해 챙기면 됩니다.
 
생초짜라서 기사의 핸드(조수)로 시작하시는 경우 임팩드릴, 멀티드릴(사라기리) 정도만 들고 시작하셔도 무방합니다.
 
사기싫다? 그럼 일 안하겠다는 소리와 같습니다.
 
맨손으로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청소나 곰빵(물건나르기)같은 허드렛일 밖에 없습니다.
 
 
 
 

4. 시공방법

 
우선 시공기사는 앞과정에서 기존 싱크대 및 수납장, 선반, 아일랜드식탁 등이 철거된 상태이거나 새로 짓는 건물이라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투입됩니다.
 
철거가 끝난 현장에 들어간 시공기사는 연장과 가구를 쫙 깔아놓고 디자이너(설계사)가 뽑아준 도면을 봅니다.
 
그리고 실측을 하면서 도면대로 시공이 가능한지 궁리를 하고, 실측이나 변수들이 생길 경우 현장관리자와 조율을 합니다.
 
현장관리자가 "오케이!!" 하면 진행하면됩니다.
 
우선 시공목(상부장 고정용 목재)을 상부장이 들어가는 곳에 쭉 두르면서 가다를 잡습니다.
 

.

시공목은 이렇게 생긴 합판을 5cm 정도 폭으로 길게 켜서 사용합니다.
 
과정을 대충 그림으로 그려보겠습니다.
 
스케치업을 써서 그려드리고 싶지만 졸라 느리기 때문에 포토샵으로 끄적여 드릴게요.
 
 

공구리벽에 재단된 시공목을 함마드릴과 앙카피스를 이용해서 고정합니다.
 
 

 
상부장 재료들로 상부장을 만듭니다. 하부장도 대충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 시바 저게 뭐야? "
 
 
 
구라안치고 저렇게 생겼습니다..
 
저걸가지고 피스랑 사라기리랑 다보(선반얹어놓는 부속)를 이용해서 아래와 같이 조립합니다.
 

좌) 상부장 조립 후 / 우) 상부장 문짝까지 달아준 모습

 
상판(천판) : 가구 윗(天: 하늘)판
측판 : 가구 측면판
지판 : 가구 밑에 (地: 땅)판
우라 : 가구 뒤에 막는 얇은 판 (없으면 뻥 뚫려서 벽이 보이겠죠)
선반 : 말그대로 물건얹어두는 판
경첩 : 뭔지 모르겠으면 수납장 문짝 열어보세요.
문짝 : 도어
 
이렇게 구성됩니다.
 
가구 조립은 시공기사 밑에 조수가 합니다.
 

 
아까 벽 위에 고정해둔 시공목 위에 상부장을 얹어둡니다.
 
이해를 위해 상부장을 졸라크게 그렸지만 실제로는 저렇게 크면 하부장 설치할 공간이 없겠습니다.
 
뭐 이런식으로 메차쿠차 상하부장 레벨보면서 설치합니다.
 

 
그러면 대충 이 모양이 나옵니다.
 
상부에 쭉 질러진 하얀색 긴 자재는 휠라(상부장 윗면)라고 합니다.
 
벽과 가구 사이나 가구와 가구의 꺾여지는 면에 빈틈을 막기위한 가림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최종마감판(EP)도 마지막에 크~게 측면에 붙습니다.
 
상기 이미지에서는 대리석 상판이 없어서 텅빈 하부장과 수전(수도꼭지)과 싱크대, 가스레인지, 후드 등이 빠진 상태일 것 입니다.
 
그리고 하부장 밑에 길게 들어간 목재는 걸레받이 입니다.
 
가구 걸레받이는 나중에 하부장 다릿발을 조절하거나 점검을 하기위해 가구나 바닥에 묶어두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씽크대 가구시공이 완료되면 바로 뒷 공정으로 대리석이 들어옵니다.
 
대리석시공기사와 싱크대시공기사가 만나서 조율을 해야할 경우가 자주 있어서 거의 딱 붙어서 진행됩니다.
 
별거없죠??
 
말로하면 뭐든 쉽습니다ㅋㅋ
 
 
 

5. 결론

 
보통 목대기사(싱크대시공기사)들이 집에 빨리 못갑니다.
 
마감작업이 어려운 현장 (ㅈ같은 현장) 이거나 영업사원이 실측을 ㅈ같이하는 경우 가구 재단이나 ㅈ같은 따내기 같은 걸 해야하거나 말도 안 되게 존나 빡센 하루 일거리 등 여러가지 사유로 퇴근이 늦습니다.
 
보통 현장 투입인원은 2인 1조로 투입되며
 
작업은 선임이 가구설치 및 마감, 후임이 가구조립과 청소를 맡아서 합니다.
 
시간은 보통 오전 8시에 들어가서 오후 8~9시쯤 나옵니다.
 
자재 양중은 오전 8시 투입기준 9시~10시 정도면 끝납니다.
 
쪼수가 ㅄ이 아닌이상 가구조립도 별일 없으면 12시 안에는 끝납니다.

문제는 쪼수가 시공기사로 전직하는데 빠르면 6개월, 보통은 1년반을 푼돈 받으면서 생활해야합니다.

그리고 준비물 사느라 있는 돈 없는 돈 긁거나 할부때려야 합니다.
 
그리고 가구를 완제품으로 조립해서 오는 경우 쪼수가 필요없어서 줄을 잘서야합니다.
 
12시~1시 쯤에는 시공기사의 상부장 설치가 완료됩니다.
 
12시에는 밥을 먹고 하부장 설치 및 마감 작업이 들어가는데 이때부터 헬게이트 오픈입니다.
 
아까 말한 EP의 ㅈ같은 따내기와 휠라 등과 씨름하다보면 ㅈ도 일찍 끝날 일을(그래봐야 5시겠지만) 10시 11시까지 처하고 있습니다.
 
실력이 부족하거나 손이 느려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일을 10년 하신 분이나 날고긴다는 사람들도 빨라야 1시간 일찍 끝내는 정도 입니다.

머기업에서 일을 너무 많이 때려넣고 도급을 주는 바람에 개빡세게 해도 새벽에 끝날 때도 있습니다.

일이 빨리 끝날 현장이면 그만큼 시공비도 낮게 책정되어 잡부일당도 안나옵니다.
 
출근시간에는 엘리베이터를 처 잡냐고 난리치는 주민들과 부딛히기에 눈칫밥을 많이 먹습니다.
 
곰방을 대신 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지맘대로 처닫기는 엘베문과 씨름을 하기도 합니다.
 
시공하다가 벽지를 찢어먹거나 수도꼭지를 부셔버린다거나 물이샌다거나 하는 경우도 왕왕있고 사비로 물어줍니다.
 
오후 5시가 넘어서 쿵쾅거리는 작업을 계속 진행하면 옆집, 밑집, 윗집 등 주민들이 나와서 좋게 말할 때 꺼지라고 민원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나서 하루 일당으로 평균 25만원 정도 받습니다.
 
월 평균 450~500 정도 실수령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차량유지비, 톨비, 기름값, 소공구비, 큰공구수리비, 큰공구다시사는비, 밥값 등으로 월 100만원 정도 털립니다.
 
그러면 일반 회사원 기준으로 350정도 받는건데 일은 끝날 때 까지 집에 못가고,
 
민원을 맨몸으로 받으면서 나중에 A/S까지 무급으로 해주는 생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시공기사는 보통 1인 사업자로 활동합니다.
 
4대보험이 직장가입자가 아닌 지역가입자로 처리되며
 
근무시간이 초과됐다고 노동청에 징징거릴 수 없습니다.
 
현장식구들이나 직원, 사장에게 밉보이는 경우 오갈데가 없어지기에 똥꼬를 잘 빨아야 합니다.
 
야근수당, 잔업수당, 특근수당, 노조, 사내복지, 주40시간 등 노동자로써 받을 수 있는 그 어떤 보장도 받을 수 없습니다.
 
사실상 출퇴근 시간이나 업무강도 등을 따져보면 그냥 직장인으로 설렁설렁 야근하면 저거보다 더 벌면 더 벌었겠습니다.
 
일당직으로 나가면 목수 기공이 라떼 25~30만원 받고 다녔는데 목수반장으로 35~40만원 받고 다니면
 
시간외 2시간 1.5배 4시간 2배, 철야 4배, 주말특근 2배~4배 따리로 일당 빵빵 터지죠.
 
머가리 총맞았지 않은 이상 도급(맡은거다하고나오기)으로 25만원 받으면서 이 일을 할 수가 있으시면 하시면 되는데 
 
저는 때려쳤습니다.
 
 
덜소유 구도자도 K대기업의 빨래짜기 앞에서는 더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야팔 새벽 6시에 나가서 12시에 들어오는 생활을 계속 하는데 소유고 존재고
 
정상적인 삶을 지속할 수가 없어요 C파ㅣㄹ로ㅔㅁ거
 
아무튼 전 리타이어했지만,
 
여러분들은 도전해보세요.
 
적성에는 아주 잘 맞았지만 지속은 불가했습니다.
 
나도 힘들고, 와이프도 힘들고, 애도 힘들고..

해보실 분들은 해보십시오.
 
근데 이제 다른 할 것도 많죠ㅎㅎ
 
궁금하신분들은 해보세요.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듣기로는 100명이 와서 90명이 3개월 안에 도망간다고 하네요.
 
조공도 월 150~200따리 받으면서 붙어있는건데 체력좋고 여러가지 맞으면 해보세요.
 
 
아! 혹시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서 TMI 하나 해보면 저는 현재 가구공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월 300입니다.
 
아~ 덜소유님 돈 많이 버는 일당쟁이 안 하고 왜 공장을 다니십니까~~

하시면
 
돈도 돈이지만 하고자하는 비전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일 좀 널럴하게 하고 4대보험 적용되고, 잔업, 야근, 특근수당이 다 나오는 것도 노동자의 장점입니다.
 
조만간에 인테리어/가구 회사 하나 꾸려보려고 여기저기서 단기경험을 쌓아보고 있습니다.
 
이쪽분야가 배우기도 어렵지만 할줄만 알면 나머지는 숙련도에 따라 달린 일이라서 어중이떠중이 거르려면 분야별 업무 시스템을 광범위하게 파악하고 있어야합니다.

제너럴하게 다 알고있어야하고, 전문분야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인테리어는 혼자할 수가 없습니다.

사장은 한 번 해봤으니 노가다 오래 했던 친구에게 운영을 맡기고 시공/제작만 하려고 합니다.
 
원래 시공하고 제작하는 걸 좋아합니다.

나무 만지는 일을 선호했으니 저로서는 최고의 직업이 될 것 같네요.
 
내년 3월에 인테리어 업체 런칭할 계획이고 기회가 되는대로
 
저번에 말씀드린 어려운 분들 집수리하는 재능기부도 시작할 것 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덜 소유하고 더 존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