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nzd7 : 블레넘 포도농장 체험기

덜소유구도자 2016. 8. 31. 18:59

악몽같던 농장을 탈출해서 나는 잠시 크라이스트 처치에서 묵었다.

크라이스트 처치는 줄임말로 CHCH라고 불린다. 찌찌

치치는 그냥 좀비 아포칼립스 헌팅 투어 같은 느낌이었다.

지진 때문에 건물이 대부분 형체를 알 수 없고, 재건축에 한창이었다.


치치에서 one night을 보내는 동안 blenheim vinyard에 대한 정보를 backpackers board를 통해 입수했고,

문자를 날려서 다음날 날라갔다.


블레넘에는 포도농장이 많다. 블레넘 반토막은 포도농장인가 싶다.

나는 와인에 ㅇ도 모르는데 여기와서 와인을 참 많이도 먹어봤다.

처음먹었을 때는 시큼시큼한게 입에 익으면 맛있을 것 같다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맛없다.



< 포도농장의 전경 >



뭐 처음 바인야드에서 일했을 때는 stripping이라는 것을 했는데

스트립핑은 무슨 게이바 라운지에 둘러앉아 감상하는 환상의 똥꼬쇼 같은 건가 라고 생각했는데

포도나무 가지치기를 한 찌꺼기를 있는 힘껏 뜯어내기만 하면 그만인 노역이었다.


겨울 포도농장에는 일련의 프로세스가 있다.

pruning -> stripping -> wrapping


프루닝은 포도가지를 이빠이 큰 로퍼로 잘라내는 거고

스트립핑은 가지 잘라낸거를 뜯어재끼는거고

랩핑은 남은 가지를 와이어에 휘감고 종이철사로 묶어내는 것이다.


이게 워홀러가 할 수 있는 겨울 포도농장 일의 프로세스다.

제대로된 일이라고는 처음 했던게 바인야드인데 참 신선한 충격이었다.


우선 장비를 지급하기도 안하기도 지급해주고 본드비를 묶어놓기도 하는데

필요 장비는 아래와 같다.


1. 검부츠

2. 피아식별띠 (스카치가 붙은 조끼)

3. 힙색

4. 스니퍼 (라고 조그만 손가위)

5. 로퍼

6. 보안경

7. 안전장갑


PPE (Personal Protect Equipment) 는 보통 자신이 챙기고,

가위나 힙쎾, 보안경 이따위 것은 농장에 가면 챙겨준다.


< 이제는 꼴도 보기 싫은 포도나무새끼 >


포도 나무는 보통 어른 키 기준 허리만큼이고 작은건 허벅지정도 온다.

다시 스트립핑으로 돌아가서 이거는 자기 체중이 평균이다 싶으면 경험삼아 해보고

과체중(근육돼지)이다 싶으면 하고, 저체중이다 싶으면 처다도 보지말아라.

다만 자신이 고통을 즐기는 마조히스트라면 적극 추천한다.

내가 살다살다 포도가지에 싸대기와 뒤통수를 얻어맞으며 스스로 낭심을 가격하는 자해를 하게될 줄 이야...

취향을 떠나서 체력적으로 양키성님들 따라가기 무리가 있다.

이상 스트립핑 후기 끝.


랩핑은 각국의 여인들이 주로 하며, 그냥 소꿉장난 하는 것 같다.

스트립핑에 비하면 너무나 평화롭고 힘들지도 않고 돈도 더준다.. (어째서..스트립핑따위를 하는가..)

그냥 나무가지 살짝 꺽어가지고 와이어에 꼬아서 끝부분을 종이철사로 안풀리게 고정하면 끝이다.

포도농장가면 그냥 이거해라.


프루닝은 안해봐서 모름.. 가끔 큰가위 들고다니면서 위협하는 놈들이 이거하는 놈들 이었던 것 같다.


< 고추빠지게 일하고 나면 아름다운 풍광이 심심한 위로를 해준다 >



일단 겨울 포도농장은 해뜨기전까지 춥고 해뜨면 덥고 해질만하면 또 춥다.

따라서 패딩따위의 것을 입어서 추울때 입고 더우면 벗는 기지를 발휘하길 바란다.

얇은 옷 여러겹 입는 건 바보들이나 하는 짓.

그리고 솔라빔이 상당히 강렬하니 선크림과 챙넓은모자, 선구리는 필수템으로 장착하고 다녀야한다.

자기가 절대시력을 가졌으며, 피부암에 걸리지 않는 특이체질이라면 무시해도 된다.


뭐 대충 다 적은 것 같으니 그만 마무리 하겠다.

약간 성의없어 보이겠지만 필요한거 다 적었으니 문제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