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nzd2 : 나리타여행

덜소유구도자 2016. 6. 23. 20:38

내가 깨어났을 때,


손가락이 대추마냥 쭈글쭈글했다.


잠들기 전에 씼고 잘려고 했지만, 씼는 중에 잤기때문에, 욕조에서 눈뜨자마자 씼었다.


일본은 체크아웃 시간에서 1분이라도 지나면 애누리없이 추가요금을 지불한다.


나는 이걸 알았지만 씼고나왔을 때는 이미 시간이 지나있었다.



나는 빡대가리는 아니지만 

가끔 빡대가리짓을 한다.

그것이 이것이다.



체크아웃을 하는데 추가요금을 냈다.



올때는 2만원 냈으니 갈때도 2만원을 내거나 아니면 5km 행군해서


공항에 가거나 둘중하나를 선택해야겠지라고 생각하자마자


체크인할 때 정신없었지만 매니저가 셔틀버스가 있다고 했던 것이 생각났다.


하지만 그 버스는 15분 후에 오는 것이고 나는 호텔주변에 공원을 빠르게 돌았다.


15분이면 그냥 가만히 앉아서 대기해도 되지만, 나는 공원을 가고싶었다.


비가왔지만 빠르게 출발했다. 


우산을 쓰고 '이게 뭔 지랄이지'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더 심화된 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얀색 컨버스화를 약간의 똥물로 뒤덮으면서 공원을 돌았고, 15분이 지나서 셔틀을 탔다.


셔틀은 중간에 다른 호텔도 들리더니 20분후에 공항에 도착했다.


나는 내렸다.


그리고 배가 고팠다.


공항 2층에 있는 편의점에 갔다.


이름모를 파인애플+사과+오렌지 음료수랑 이름모를 삼각김밥 두개를 샀다.


한국에서 샀으면 3천원 정도 나왔겠지만 아마 4천원~5천원정도 나왔다.


이걸들고 앉아서 먹을 곳을 찾아 돌아다녔다. 20분정도 돌아다녔다.


하지만 식사를 위한 자리는 없었다.


어디서 먹어야 하냐니까 공항어딘가를 얘기해줬지만 꽤 멀었다.


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화장실에 들어갔다.



...



똥칸에 들어갔다.


그러고는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OT에 참석하지 않아서 밥먹을 친구도 없는 아싸마냥..


하.. 거기서 주섬주섬 삼각김밥 까가지고.. 먹는데..


닝겐이 들어왔다..


그리고 옆칸에서 똥소리를 적나라한 서라운드로 들려줬다..


나는 삼각김밥을 똥칸에서 먹는 이 느낌이 너무나도 젹같았고


다행히 똥냄새는 안났지만.. 삼각김밥 한입 베어무는 순간 바스락 소리가 나면서


옆에서 똥누는 놈이 ' 아 옆칸에서 왠 병신같은 놈이 식사를 하고있구나 ' 라고 생각할 수 있는


그 상황이 너무나도 싫었다.


나는 남의 눈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데 이때는 왜그랬는지 모르겠다.


왜 똥칸에서 삼각김밥을 먹었는지도 모르겠고


왜 하필 월요일의 한적한 공항에 똥마려운 사람이 있었는지 모르겠고


왜 내가 병신같이 눈치를 보면서 삼각김밥을 녹여먹었는지도 모르겠다.


왜 매실장아찌 삼김을 명란젓 삼김으로 착각해서 맛대가리 없다고 인상을 구겼는지도..






그렇게 인최식을 마치고 나왔다. 인최식은 인생에서 최악의 식사를 뜻한다.


시간은 11am이었고 비행기는 6pm에 뜬다.


일부러 경유시간이 긴 티켓을 예약했다. 


마침 일본도 가고싶었는데 뉴질랜드 가는길에 겸사겸사 여행도 하고 뭐 좋은 취지였다.


안내데스크에 가서 되지도 않는 영어+한국말+일본말+몸짓을 섞어서 


힘들게


나리타 신쇼지를 어떻게 가냐고 물어봤고 그 여자는 아래로 내려가세요. 라고 간단하게 얘기했다.



아래로 내려갔더니 승차권 자동 발매기가 있었다. 그런데 그것은 나랑 상관없는 거였다.


게이세이 안내 데스크가서 한국말 할줄 아냐니까 온리 잉글리쉬란다.


그래서 영어로 물어봤다. 신쇼지 어떻게 가냐고


근데 내 발음을 못알아듣는다.


나도 그녀의 설명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녀는 몸짓으로 설명했고 나는 왕복티켓을 뽑았다.


그렇게 터미널로 가서 게이세이 급행 뭐시기 열차를 탔다.


5분후에 나리타역에 도착했다.


나는 내리지 않았다.


나는 게이세이 나리타를 가는거지 그냥 나리타역을 가는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계속 타고 30분 정도 갔다.


이상했다.


내렸다. 


콘비니 직원한테 게이세이 나리타 어떻게 가냐니까 다시 돌아가란다.


나리타역인데 게이세이꺼니까 게이세이 나리타였다.


그래서 급행이 아닌 이번엔 노말 열차를 타고 왔던것 보다 더 오래걸려서 돌아갔다.



나는 빡대가리는 아니지만

가끔 빡대가리짓을 한다.

이것이 그것이었다.




나리타에 도착했는데


비가왔다.


졸라 왔다.


와이파이를 써야했다. 로밍하면 지갑에 출혈생긴다고 해서 로밍을 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와이파이가 없었다.


나리타 역 앞에 도토리인가 뭐 카페가서 아메리카노 시키고 흡연실에 들어갔다.


다시 직원에게 가서 와이파이가능? 하니까 안된다고 한다.


핸드폰을 봤더니 배터리가 없었다. 그래서 충전되냐고 물어봤다.


안된다고 한다.


커피를 마시고 나와서 .. 충전을 시발 공항에서 했어야 했는데.. 하.



게이세이 나리타 역 말고 옆에 다른 나리타역이 하나 더 있다.


거기 인포가서 챠지가능? 챠지 핸드폰 챠지 이러니까 편의점 가보란다.


편의점을 갔다. 모바일 본 챠지 도꼬데스까? 했는데 어디를 가르킨다.


글로 갔다. 건전지 핸드폰 충전기를 판다. 2만원인가 했다.


나 7만원 환전해왔는데 어제 3만원 썼다. 그래서 안된다.


챠지서비스 노노해? 하니까 노노하단다.


그래서 건너편 편의점이랑 다른인포메이션이랑 여기저기 다 돌아다니다 보니


나리타 신쇼지 가는 길에 있는 편의점까지 와버렸다.


아마 편의점 5개정도를 돌았던것 같다.


컨버터는 매진이었고 2만원은 쓰기 싫고,, 공짜로 충전하고 와이파이도 써야하는데


어떻게 하냐니까 직원이 마그도나르도 가라고 했다.


갔다. 


충전가능? 와이파이가능? 하니까 마그도나르도 직원이 가능하단다.


하.. 감사.. 하고 제일싼 셋트 시키고 앉아서 충전기 꺼냈는데


뻐킹 돼지코!!


나는 먹고 울먹이며 나왔다.




남은 시간이 5시간정도 있었다.


나는 나리타 신쇼지에 가고 싶었고,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핸드폰은 안되고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우산을 쓰고가려고 펴니까 우산이 뒤집어질 정도로 바람이 불었다.


나에겐 결정권이 있다.


go or back


난 go했다.




뒤집어지는 우산이 무용지물이 되면서 하얀색 컨버스가 완전한 똥색이 되었고 옷은 젖었고 너무 추웠다.


하지만 나는 가기로 했기 때문에 갔다.


신쇼지에 도착하는 순간 '와 역시 오길 잘했다....' 


라는 생각을 억지로 했다.


그렇게 1시간정도 돌아봣는데 진짜 사진을 못찍어서 가슴이 아프다..


되게 이쁘다 거기.. 마침 무슨 종교행사도 했고, 신쇼지 안에 공원도 그렇고


분위기가 되게 무시무시한 느낌이었다.


관광을 마치고 돌아가는데 비가 조금씩 그쳤다.


장어덮밥 먹고싶었는데 먹을 수 없었다. 2만원이다.


나리타 공항으로 다시 돌아왔다.


비행기 뜨기 전까지 3시간 정도 남았었다.


인포에 가서 또 물어봤다. 뉴질랜드 행 어떻게 타요?


그랬더니 여기가 아니란다.


??



그럼 어디죠? 하니까 옆에 터미널이란다.


다행히 공짜 셔틀이 있었다. 타고 가서 돈까스 덮밥을 만원주고 공항에서 먹었다.


그러고 나니까 내손에는 짤짤이만 가득했다.


왠지 모르겠지만 어디서 썼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밥이라고는 4끼정도 토탈 2만원정도 들여서 먹었는데


돈이 없다.


일본 대중교통은 비싸다. 이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공항에서 남은 시간동안 핸드폰충전을 했다.


여기선 충전할 수 있다. 돼지코 안쓰고 핸드폰 USB잭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에어뉴질랜드를 탔다.


이제 12시간 비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타니까 실감이 나더라 아 내가 워킹홀리데이를 가는구나.


양놈들이 많이 보였고 다들 영어를 쓰고 에어뉴질랜드 승무원이 나에게 영어로 뭐라고 하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내 오른쪽에는 이쁜영국여자아이랑 마오리여자가 있었다.


나보고 '저 코리안 남자 쫄았음ㅋㅋ' 라고 떠들었다.


'아닌데? 안쫄았는데? 비행기 어제도 타봤는데? '


.. 쫄긴 쫄았다. 영국여자가 떠드는건 알아듣겠는데


승무원이 말하는건 도무지 못알아듣겠는거 였다.


아마 뉴질랜드에가면 연신 쏘리만 해대겠구나 예상을 하니까 자동으로 위축됐다.


남자 승무원이 비행기 처음탔을 때 blah blah blah fella? 이랬는데 그냥 씹었다.


뭐라고 말한지도 모르고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모른다. 그냥 가만히 있었다.


승무원이 기내식가져와서 뭐먹을래? 라고 물어보는데도


자다깨서는 whatever라고 대답했다.


승무원은 너는 고를수있다. 치킨이랑 뭐랑 있는데 골라라 라고 했다.


나는 치킨이라고 했고 먹을 수 있었다.


근데 이거 엄청짰다.. 밥먹는 테이블은 또 어찌나 작은지 공간활용도 못하겠고


승무원이 음료수 먹을래? 라고 했는데


No thanks를 말을 못해서 쌩깠다. 속으로 엄청 미안했다..


승무원은 지나다니면서 계속 서비스를 해주려고 하는데 나는 못알아듣겠고


그냥 12시간동안 줄창 새우잠만 잤다. 아참 내리기전에도 기내식 줘서 먹었는데 이것도 짰다.


뉴질랜드 음식은 짜다.


맛은 있다 담백하고.. 근데 짬. 


이거 쓰다보니 나라는 사람이 얼마나 븅신인지를 알겠다.

멘땅에 헤딩이라는 타이틀로 내가 영어공부를 하지않는 것을 합리화 했었던 것이다.


나처럼 바보짓하는거 좋아하면 영어공부하지말라고 추천한다.


글을 마무리 하면서 퀴즈 타임을 가지려고한다.


문제를 하나 내겠다,



Q. 뉴질랜드 가는 12시간동안 나는 무슨생각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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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 조졌다.


혹시나 해서 말하지만..

영어회화에 확신이 없으면 올 생각 접어라.. (와서 유학원 3개월 다닐 예정자는 제외)

와서 공부해야지 이딴 생각을 한 시점에서부터 심하게 늦었다.

'더이상 이렇게 살순 없잖아'의 김성준 저자 처럼 1년을 산구석에 틀어박혀서 

영어회화 공부만 할 수 있는 의지가 있다면 말리지 않는다.

못 믿겠으면 와서 해보등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