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 썰푼다

19년 1월의 목공일기 ㅡ 중문

덜소유구도자 2019. 1. 24. 20:19

아예 러서오세요~

올해는 진짜 오지게 일이 없네요ㅋㅋ

개구리가 나와서 쨲쓰 한다고 한 계절이 이미 다 지나가고

넘모 추워서 이불밖으로 안기서 나오고 그냥 잠이나 퍼질러 자고 싶은 하루하루 입니다.

독감비스무리하게 와서 몸이 또 한동안 아팠네요.

요즘 자꾸 드는 생각이 일을 줄이고 운동을 다시 해야겠네요.


1월에는 대기업 중문회사에서 일을했습니다.

중문이라는게 목공에 비하면 완전 가라로 진행이 되더라고요.

뭐 문틀이니 와꾸니 튼튼하게 고정을 하지를 않습니다.

단열문제가 생겨도 할말없는게 내부에 폼도 안쏴요.

자세히 말할 수는 없는데

몰딩으로 마감만 깔끔하게 떨어트리고 지나갑니다.

중문 설치해놓고 문에다가 몸통박치기 하면

문이며 와꾸며 다 뿌사지고 공중분해 될 것 같이 생겼습니다.


아물론 실리콘이 굳으면 그나마 좀 버티기는 할정도인데

시공후에도 주의를 주더라구요. 조심하라고.



이게 알루미늄으로 제작해서 나오는 상부레일 입니다.

보통 3연동 중문이 많이 들어오는데요.

시공기사에게 한 세트는 보통 4가지 박스가 들어옵니다.


1. 문와꾸세트(상 하부 레일 포함)

2. 유리세트

3. 문짝세트

4. 마감몰딩세트


이렇게 들고 각 아파트 현장으로 갑니다.




이건 제가 부사수로 마감볼 때 잠깐 살짝 손댔던 중문입니다.

여기서 첫 몰딩 본뜨기 했는데 현장 바로 나가라고 하더라구요.

솔직히 제가 봤을 때는 5미리 정도 틈이 벌어지는게 보기 싫더라고요.

오랜만에 시가래뜨느라고 능숙도가 많이 떨어졌네요.


일반 상가 목공일 하는 것처럼 터프하게 팟팟 치고 갈수가없어요.

중문이라는 것 자체가 마감이미 봐놨던 가정집에 많이 들어와서

몰딩으로 마감을 쇼부보는 상황이라

벽은 전부다 본뜨기 해줘야돼요. 천장 바닥 가벽쪽 전부 일일히 수작업으로

본뜨기 다 해줘야 합니다.

매일매일이 본뜨기에요.


갈매기 몰딩 걸리면 진짜 좉같습니다만

안걸리는게 더 어렵더라고요.

그냥 매번 따내줘야 합니다.



또한

일반 가정집에 들어가는 부분에서 오는 애로사항이 굉장히 많은데요.


일단 천장벽지 안찢게 조심해야 되고, 바닥 마루나 장판 안찍히게 조심해야돼요.

또 먼지안날리게 조심해야하고,

소음 크게 안나게 조심해야 합니다.

집주인이랑 트러블 안나게 상냥하게 대해줘야하고요.

이웃이나 청소하는 아주머니, 경비아저씨랑 보양이나 톱밥, 소음 등으로

노이로제 걸리도록 문제를 겪습니다.

집안에도 먼지 안날리게 비닐보양 해주는게 원칙이더라고요.


제가 꼼꼼한 성격이라 시가래 뜨는건 잘뜬다고 매번 칭찬을 받았는데

도저히 이 사람들에게 일일히 다 친절하게 대해주지는 못하겠더라고요.


쥐새끼처럼 찌그러져가지고 눈치 살살보면서 일해야됩니다.


한살한살 먹을 수록 이해심은 올라가지만

인내심은 많이 떨어집니다.

한끝차이인데 저는 이게 어렵더라고요.


그냥 상가나 현장에서 화끈하게 방방 거리고 마감은 마지막에 신경써서 깔짝

이 프레임에서 놀다보니까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성격 탓인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중문은 저랑 안맞습니다 ㅋㅋㅋ 




이거는 뭐 홈쇼핑에서 고급형으로 나가는 중문인데요.

고시형이네요.

문짝에 통유리가 박혀있으면 오픈이고

밑에 신발안보이게 내외부 차단할 수 있는 가림판이 있으면 고시형입니다.


이거는 제가 직접 시공한건데요.

깜냥이 있어서 그런지 어렵지 않게 시공은 했습니다만..

답답해서 죽어버릴 것 같더라고요.


다하고나서 진짜 잘했다고

계속 칭찬해주시던 사수형님이 너무 고맙네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합니다.


몰딩 따내는게 진짜 오래걸려요.

경험상 톱다이 밀 때는 최대한 눈 깜빡이지 않고

그어 놓은 선 따라서 숨도 안쉬고 켜야 이쁘게 잘나옵니다.




마감은 보통 이런식으로 몰딩으로 다 조져버리는데요.

몰딩으로 마감 후에 실리콘을 발라주는 걸로 최종 마무리가 됩니다.

하지만 중간중간 계속 MDF톱밥이나 먼지가 몰딩사이에 계속 쌓이는데

이걸 무시하고 마감을 진행하다보면

저런식으로 사이사이에 낀 톱밥, 먼지 등으로 틈이 벌어지게 됩니다.


또한 마지막에 실리콘 바를 때도 톱밥이 있거나 실리콘 위로 톱밥이 올라가면

씅질이 확 올라오거든요.

아무것도 아닌 먼지하나 때문에 먼지 다시떼고 실리콘 중간에 다시바르고

이러다보면 10분이 금방갑니다.


입으로 후후 불거나

손으로 계속 털어가면서 작업을 해야하는데


틈새에 낀 도저히 안나오더라구요.


그럴 때 쓰는 조그만 빗자루 같은게 있는데

못주머니에 넣어놨다가 중간중간에 틈새 슬슬 쓸어가면서 마감보면

스트레스가 많이 덜어집니다.




링크첨부

https://smartstore.naver.com/georgienam/products/4114655062




물티슈뭉쳐서 틈새에 대고 칼날로 미는 방법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칼날로 인해서 몰딩에 상처날까봐 못쓰겠더라고요.



아무튼 이렇게 1월에는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대기업 중문팀 소속으로

깔짝 맛보고 왔네요.

아 물론 일당도 없이 한달동안 붙어있었습니다.


입사후 페이조건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그러다가 몇주 지나니까


소속 시공기사들 사이에서 듣는 시공팀장 이야기며

대기업 시스템적인 문제며

이런저런 얘기 듣고나니까 냄새가 솔솔 나길래 손절했습니다.


조만간 날풀리면 일 쏟아지니까

보릿고개라 생각하고 당분간은 존버 해야겠습니다.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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