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소유 공략집

금붕어와 악어를 한 수족관에 넣어보았다.

덜소유구도자 2023. 1. 26. 08:23

금붕어와 악어를 한 수족관에 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안녕하세요 덜소유구도자입니다.

 

오늘은 금붕어와 악어를 한 수조에 넣었더니 벌어진 일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금붕어와 악어를 왜 하나의 수족관에 넣을 생각을 했을까요?

 

그건 필연적으로 일어날 일이었습니다.

 

일어날 일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2021년 1월이었습니다.

 

저는 새끼 악어를 만났습니다.

 

그 악어는 비늘의 상당수가 거꾸로된 배열. 즉, 역린이 있었습니다.

 

그 고통을 가엾게 여겨 저의 금붕어 수족관으로 옮겨담았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악어는 제가 가진 수족관보다 훨씬 커지더니 거꾸로 배열된 비늘에 찔려 성격도 포악해지더군요.

 

그러더니 결국엔 좁아터진 수조안에서 연신 금붕어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더군요.

 

 

 

 

초어 (Grass Carp) - 초어는 신장이 2m에 가까이 자라는 담수어의 일종입니다.

 

금붕어는 초어를 꿈꾸며 작은 수조에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수조는 작은 금붕어가 초어로 자라며 점점 큰 사이즈로 바꿔갈 것이었고

 

초어로 진화할 금붕어를 위해 평생 초어가 먹이로 쓸 수 있는 충분한 사료를 준비해두었습니다.

 

허나 악어가 생각보다 빨리 자라나는 턱에 성급히 수조를 늘렸고,

 

금붕어와 악어가 사료를 공유하다보니 초어 기준으로 쌓아둔 사료도 거의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악어는 늪지 생활을 하기에 수조에 물이 많을 필요가 없었고 수(水)량은 금붕어와 악어에게 충분하였으나

 

악어가 오염시키는 수조의 물은 금붕어가 뻐끔거릴 때마다 아가미 내구성을 신속히 닳게하였습니다.

 

금붕어는 넓은 수조의 오염된 물속에서 간신히 뻐끔거리며 상처투성이가 된 채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악어와 금붕어를 위해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까요?

 

 

- 금붕어를 위해서

 

다시 깨끗하고 작은 수조를 마련하여 옮겨담고,

 

얼마남지 않은 사료라도 비축해야했고,

 

깨끗한 물을 다시 받아서 수조정화기도 달아주어야 했습니다.

 

 

- 악어를 위해서

 

악어를 다시 늪으로 방생하여 넓은 늪지에서

 

악어무리의 생활방식을 따라갈 수 있도록 도모해야 했습니다.

 

 

금붕어와 악어는 각기 다른 생활환경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이별을 선택하는 것이 서로를 위한 좋은 선택이겠지만

 

아쉽게도 금붕어와 악어사이에서 금악어(금붕어+악어)라는 생명체가 태어났고

 

금악어를 수조에 배치해야 할지, 늪으로 방생해야할지, 금붕어에게 보내야할지, 악어에게 보내야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금악어 최종진화

 

허나 이 금악어는 사실 바다의 포식자가 될 운명이었기에 점진적 과부하 원칙에 따라 작은 수조에서 늪을지나 강으로.. 바다로.. 옮겨가야할 운명이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금악어를 위해서는 금붕어의 수조와 악어의 늪이 모두 필요하고

 

마침내 금악어는 바다로 방생하여 금악어만의 생활방식을 누릴 수 있도록 도모하여야 한다는 것 입니다.

 

 

 

" 뭔 개소리야? "

 

 

 

서론이 끝났습니다.

 

이제 제가 좋아하는 설명충시간이네요.

 

 

 

저는 오랜 고민끝에 오늘 마침내 <사랑은 수족관이다> 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직 프로토 타입의 개념이지만 모두가 이해가능하고 누구에게나 어떤 케이스에나 적용되는 합리적인 이론입니다.

 

여기서는 간단히 축약하여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간 = 물고기

사료 = 돈

수족관 = 라이프스타일

물 = 사랑

 

이해가 되시나요?

 

자연은 인간에 의해 창조되지 않았습니다.

 

자연은 자연적인 법칙이 있고,

 

인간은 그것을 이론으로 정리하고 응용하여 과학철학이 정립되었습니다.

 

이말인 즉, 자연의 법칙은 인간의 법칙보다 상위개념이며 흐름을 같이한다는 말입니다.

 

중력이 있고, 열역학 제 2법칙이 있고, 양자물리학이 있고, 원래 있던거고 발견하고 정리했다는 말입니다.

 

사랑의 수족관론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 in 해양생태계 >

 

서로다른 어종 또는 같은 어종이 만나서 하나의 수족관에 잠겨 그곳에서 서로가 사료를 공유하고 물을 채워 잠겨지내는 것

 

< in 인간생태계 >

 

서로 다른 인간이 만나서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며 그곳에서 돈을 쓰고 사랑을 누리고 공유하며살아가는 것

 

 

 

이게 기본적인 원론이고 이 원론이라는 툴을 이용하여 영화 <라라랜드>에 적용해보면

 

in 라라랜드 "얘네 둘이 왜 헤어졌음?"

 

- 얘네 둘이 왜 헤어졌음?

 

라이언 고슬링 피쉬는 그냥 재즈바에서 피아노나 치고 남의 파티에 섭외되어 흥이나 돋구며 작은 수족관에서 살다가

 

( Does she like Jazz? ) 라는 물음으로 엠마 스톤 피쉬를 만났고 엠마 스톤은 재즈를 싫어( I Hate Jazz! ) 했지만

 

엠마 스톤은 결국 Jazz와 라이언 고슬링의 매력에 빠져 그의 꿈을 응원하며 서로의 수족관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수족관에서 서로 호흡하는 물의 양은 충만하였고, 사료는 서서히 증식되었으며 물은 여과기를 통해 정화되며 충분히 채워지며 둘은 시나브로 잠겨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동네 뒷산에 올라 탭댄스도 추고, 동네 여기저기를 비행하며 해양생태계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치 않은 기회에 라이언 고슬링이 사료를 급속도로 축내며 수족관의 스케일을 급격히 늘리기 시작했고

 

그가 준내게 열심히 헤엄치는 탓에 더 크고 빠른 여과기가 필요했습니다.

 

이맘때쯤 엠마 스톤도 여배우를 꿈꾸며 많은 활동들을 이루려 노력했기 때문에

 

라이언 고슬링 만큼은 아니지만 나름의 벅찰만큼 물이 필요하고 갈증을 느꼈습니다.

 

결국 라이언 고슬링은 둘이 썩어지게 먹을 수 있는 사료를 마련하게 되었고, 크고 빨리 도는 여과기도 마련할 수 있고, 더 큰 수조도 마련할 수 있었기에 승승장구를 예상하는 동안에

 

엠마 스톤이 간신히 뻐끔거리고 있는 수족관에 가뭄이 들었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아차리게 되죠.

 

결국 둘은 쫑내고 각자의 사료와 수족관, 물의양으로 충분한 짝지를 만나 멀리서 눈깔레이저만 발사할 뿐

 

서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엔딩을 맞이합니다.

 

 

 

오케이?

 

이게 제가 덜 소유하고 더 존재하라는 흐름의 핵심입니다.

 

 

결국 서로 다른 어종의 물고기(다른 환경에서 자란 인간) 둘은 하나의 수조(라이프스타일)를 공유하며 그들이 마련한 사료(돈)를 사용하며 서로가 물에 잠기지만(사랑을 느끼지만) 어느 한쪽이 *게화 하지 못하거나 물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되면 서로의 생존이 위협받게되는 결론에 이르고 이는 서로간의 생태계가 멸망하는 엔딩이라는 것 입니다.

 

 

얘네들은 게처럼 생겼으나 게가 아님. 게의 모양으로 수렴진화함.

* 게화(蟹化, Carcinisation): 게가 아닌 절지동물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그 겉모양이 게 모습으로 수렴하는 현상. # 특히 갑각류 중 집게가 심한데, 집게과 중에서도 왕게가 대표적이며, 이외에도 게붙이가 있다 (출처: 꺼무위키)

 

 

그렇다면 결론,

 

 

1. 사료(돈)

 

- 두 어종에 적합할 만큼 알맞게 준비되거나 흑자(surplus)가 되어야 지속가능하며, 적자가 장기화되거나 사료가 동나면 생태가 위협받습니다.

 

- 식성을 바꿔 잡식성이 되는 경우 사료선택의 폭이 넓어서 ++효과.

 

- 같은 어종임에도 과한 사료를 마련하기위해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는 경우 물을 과하게 쳐묵쳐묵하거나 폐사할 수 있음.

 

- 필요 이상의 사료를 비축하기 위해 힘쓰기 보다는 물의 양과 질을 점검하는 편이 쾌적한 생태를 위해 훨씬 가성비 좋음.

 

 

 

2. 수족관(라이프스타일)

 

- 두 어종이 감당가능한 만큼 늘리거나 줄여서 공유해야합니다.

 

- 수족관의 스케일이 작은 것이 문제라면 몸집이 큰쪽에 맞게 늘려야 합니다.

 

- 수조를 늘릴 수 없다면 몸집이 큰쪽이 작은쪽에 맞춰 퇴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 악어를 위해 늪을 만들어주거나 흰동가리를 위해 산호초를 심어주는 등의 배려가 필요합니다.

 

- 바다생물과 민물생물이 만났다면 수조를 반으로 나누거나 따로 써야합니다. 이게 안되면 수렴진화 또는 퇴화 밖에 답이없음.

 

 

 

3. 물(사랑)

 

- 적어도 아가미가 잠길만큼의 수량을 유지해야합니다.

 

- 물이 없다고 상대의 혀에 묻은 침까지 빨아먹고 간신히 갈증을 채우는 정도라면 매우 곤란합니다.

 

- 물은 물고기뿐만 아니라 누구나 어떤 물이던 채워넣을 수 있기에 서로 잘 판단해서 받거나 채워야합니다.

 

- 수질이 오염되지 않도록 여과기(스트레스정화)를 잘 점검해야합니다.

 

- 똥물을 채운 경우 수조에 있는 아가미가 좋지 않은 물고기는 전부 폐사합니다.

 

- 여과기가 아무리 고성능일지라도 여과기일 뿐입니다. 애초부터 똥물을 채우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4. 물고기

 

- 상대가 악어인지 금붕어인지 면밀히 살펴본 후에 한 수조에 담아야합니다.

 

- 과호흡(과로)하거나 갈증(결핍)을 느끼면 물의 양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 아가미(개인건강)가 정상작동할 수 있도록 급진적인 진화는 자제합시다.

 

- 이종일 수록 서로에게 어떤 환경이 적합한지 면밀히 체크해야 합니다.

 

- 수렴진화에 실패하거나 금붕어와 악어처럼 공생이 어려운 관계라면, 원인을 찾아서 해결을 해야지만 지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