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현대자동차 생산직 입사지원 후기

덜소유구도자 2023. 3. 9. 02:27

 

오랜만에 취준생의 입장으로.. 입사지원을 하려니

반명함 사진부터해서 생활기록부를 거쳐, 자기소개서를 쓰는 과정 하나하나 정말 어렵더군요.

대학교 재학시절 형들이 맨날 입사지원한다고 노트북들고 카페에서 자기소설을 박제해낼 때 마다

정말 참 대단한 열정들이다 라는 것을 느꼈고..

언젠간 나도 저들처럼 열심히 입사지원서를 쓰는 날이 오겠지..

라는 생각을 했으나..

 

입사지원서를 제대로 쓰게된 경험은 5년이 지난 후가 되었네요ㅋㅋ

왜 지원하게 되었을까요?

 

이상하게 현대 자동차에서는 너 여기 왜 지원했니? 가 빠졌더라고요.

니가 우리한테 왜 필요한데? 부터 시작하더랍니다.

 

그러니까 니가 여기 왜 지원했는지는 궁금하지 않다.

니가 우리한테 왜 필요한데?

라는 입장이니까 이겠죠?

 

근데 철저히 기업중심적인 생각입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나 고개 치켜들고 "우리가 너를 왜 써야되는데?" 라고 하면 이거 어떻게든 눈에 잘 띄어보려고

자기 소설을 쓰게 되는 겁니다.

 

이러한 기업문화가 조금은 수평적으로 바뀔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생산직이라는 작업 특성상 트리형 구조가 적합할 수 밖에 없거든요.

 

그냥 생산하는 사람들은 무념무상으로 도라이바만 졸라 돌려라.

이게 최고입니다.

 

입사지원서도 필요없어

학력도 필요없고

그냥 무념무상으로 찍소리 안하고 일할 사람이 필요해요.

(그냥 내 생각임)

 

그러면 현대 자동차에서는 니가 우리한테 왜 필요한데? 라고할 때

말 많고 고지식한 학사를 바랄까요.

아니면 아가리사물고 열심히 기계부품이 되어줄 고졸을 필요로 할까요?

(고학력자 저학력자 갈라치기 아님. 나도 대학자퇴해서 고졸임)

 

저는 양측에도 끼지 않네요.

아가리 사물고 열심히 일하는 기계부품인데 키보드로 말 졸라 많이하는 고졸이될테니까요.

 

저는 기계부품이 별로 되고 싶진 않습니다.

근데 지금 수준에.. 수준이라고 해야되나..

지금 상황이 얼추 원하는 목표이룬 상황에서 아 돈 좀만 더 땡기고 은퇴해야겠다.

근데 은퇴하면 내가 아무리 집돌이지만 정신이 망가지는 느낌이 싫어서 어디 무념무상으로 회사에 취직해서 어영부영 살다가 주말에는 가족들이랑 친구들이랑 놀러댕기고 싶다.

 

이 마인드인데

 

사실 저는 사업을 하는게 맞아요..

그러니까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나는 사업을 돌리고, 세금많이내주고,  일자리창출해주는게 더 좋을거고

돈버는데는 그게 훨씬 더 좋겠지만

 

사나이 덜소유구도자.

호락호락 하게 해줄 수 없죠.

 

현대차의 비전은 어차피 "모든 인간에게 이동수단을 공급하자" 이건데

말 좋은 명분일지라도

 

내가 집구석에서 주식이나 하면서 어영부영 있는거 보단

현대차에 가서 기계부품 37번이 되어주는게 더 좋지 않을까요?

 

국가도 기업도 떠나서

 

내 개인적으로 그게 더 행복할 듯 합니다.

그래서 지원했습니다.

되면 땡큐고 안되면 말고 일지라도

복권을 사지 않고 당첨되길 바라면 말이 안되잖슴?

현대차 입사가 래플은 아니지만서도..

 

뽑히면 이 스트레스 받는 사업 당장 때려치고

울산이던 아산이던 내려가서 열심히 일해야지..

아파트 2채 있는게 문제이긴 한데.. 뭐.. 월세주죠..

 

누군가는 월세 아파트가 필요할테니까요.

 

그렇게 열심히 모아서 저는 어린이재단을 하나 세우는게 목표에요.

왜냐하면 아무리 저출산이고 출산률 0.5% 가즈아!!! 인 분위기일지라도

어린이는 미래입니다.

 

어른은 좀 더 어린이가 되어야 행복하거든요.

저는 그래서 위버맨쉬하는 입장으로

 

 

현대차에 입사지원 합니다.

 

날 뽑아라 현대.

결론: 서류광탈